“우주 개발과 해양 기술 만남은 선택 아닌 필수”
입력 : 2023-01-26 18:30:48
최혜규 기자 [email protected]
제2차 해양수산 초격차 포럼
‘우주와 해양의 소통’ 주제 토론
누리호·다누리호 사례도 발표
위성 쏠 해상발사선 개발 비롯
구체적인 상호협력 방안 제기
우주와 해양. 인류의 마지막 미개척지인 두 영역의 접점을 모색하고 초격차 시대를 위한 상호협력의 가능성을 논의하는 포럼이 부산에서 열렸다. 해양기술 전문가들은 우주 기술과 연계한 해양수산 기술에 투자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26일 오후 부산상공회의소 상의홀에서는 ‘우주와 해양의 소통’을 주제로 제2차 해양수산 초격차 포럼이 열렸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과 부산일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함께 마련한 이날 포럼에는 송명달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 오운열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 원장,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원장, 서용철 부산산업과학혁신원 원장, 신형철 극지연구소 부소장 등이 참석했다.
포럼 공동의장인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혁신 융합기술을 통해 우주·해양·극지의 융합 시대를 전략적으로 준비해나갈 시점에 오늘 포럼은 시의적절하고 선도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는 말로 행사를 열었다. 또 다른 공동의장인 김진수 부산일보 대표이사는 “부산 해양수산업계도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부 모임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포럼을 함께하는 만큼 포럼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누리호, 다누리호 성공과 우주기술 트렌드’라는 주제의 기조 강연을 맡았다. 이 원장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독자기술로 우주 시대를 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와 대한민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호의 개발 과정을 설명하고, 세계와 우리나라의 우주경제 비전과 위성 개발 계획을 소개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해양과 극지, 우주를 융합한 여러 연구와 이를 위한 기술 투자를 두고 열띤 의견이 오갔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부소장은 미래에 대응하기 위한 극지 연구와 우주 연구의 결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 부소장은 “극지연구소의 극지 정보와 항공우주연구원의 위성 정보가 결합된다면 기후 변화 대응 방안과 북극항로 개발,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선박들의 무인자동운항 등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숱한 도전과 투자 끝에 누리호 발사 성공이 가능했던 것처럼 해양 분야에도 응원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웅서 KIOST 원장은 “우주 개발에 비해 해양 개발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많은데도 투입되는 R&D 예산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 불균형에 대한 고찰과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양과 우주가 상호협력할 수 있는 구체적인 연구들도 나왔다. 오운열 KIMST 원장은 △선박에서 위성을 발사하는 해상발사선 개발 △해양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간 커뮤니티)을 적용한 테라포밍(다른 행성을 지구와 같은 환경으로 만드는 것) △해양관측위성 기술 등을 제시했다. 서용철 부산산업과학혁신원장은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사업에 부산의 해양공간정보와 지역대학 인재를 활용하는 방안을 들었다.
부산에서 진행 중인 관련 사업도 소개됐다. 박재필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대표는 부산시, 한국천문연구원, 지역 스타트업이 협력해 지난해 12월 제작을 완료한 실용급 위성을 예로 들며 “해양수산과 뉴스페이스(민간 주도의 우주 개발)의 만남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해양수산 초격차포럼은 초격차 혁신성장에 기반을 둔 신해양강국 건설에 기여하기 위한 논의의 장으로 지난해 발족됐다. 각계 각층의 해양수산 초격차 사례를 발굴, 공유하고 연계, 확산시키기 위한 통합적·선도적 플랫폼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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