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굿뉴스] 김신규 기자= 한국 출신의 단원이 포함된 525년 전통의 오스트리아 빈 소년합창단이 3년 만에 내한 공연을 가진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난 3년간 월드 투어를 중단해야 했던 빈 소년합창단은 지난해 말 월드 투어를 재개했다. 이번에 팬데믹 이후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공연한다. 오는 1월 27일 서울 관악아트홀을 시작으로 함안, 부산, 성남, 속초, 구미에서 관객과 만난다. 또한 2월 4일부터 5일까지 양일 간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1월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빈 소년합창단 창단 525주년 기념 내한 투어’ 기자간담회에서 합창을 선보이는 빈 소년합창단원들. (사진출처=연합뉴스)
20여 명의 합창 단원을 이끌고 내한한 지휘자 마롤로 까닌은 26일 서울 서초구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려운 시기를 지나온 한국 관객에게 음악과 노래를 향한 사랑과 즐거움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소년 합창단 중 하나인 빈 소년합창단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빈 국립 오페라단과 함께 오스트리아 빈 궁정악단의 역사를 이어온 단체다.
1918년까지 궁정에서만 노래하던 빈 소년합창단은 1924년부터 민간 비영리 단체로 거듭났다. 이후 매년 전 세계를 돌며 연간 300회 이상의 공연을 열고 50만여 명의 관객과 만나고 있다.
한국에는 1969년 처음 내한해 이후 150회 이상 공연을 열며 꾸준히 관객과 만났다.
2020년 내한 공연에도 함께했던 지휘자 까닌은 “한국은 코로나 이전 마지막 투어 공연을 열었던 국가 중 하나였다”며 “다시 한국을 방문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빈 소년합창단은 초·중·고등학교 프로그램이 있는 자체 학교를 운영하며 선발된 합창 단원들에게 음악 교육과 투어 공연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팬데믹 시기에는 투어 공연뿐 아니라 대면 교육도 중단되며 합창단은 재정적 위기를 겪기도 했다.
까닌은 “코로나는 우리에게 너무나 큰 아픔이었고 재정적으로도 힘든 시기였다”며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야 했고 비대면으로 성악 수업을 해야 해서 노래할 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2020년 이후 두 번째로 한국을 찾는다는 합창단원 시몬 군(15)은 “팬데믹 동안 관객의 웃는 얼굴을 보지 못해 매우 슬펐다”며 “코로나를 극복하고 다시 공연장에서 환하게 웃는 관객의 얼굴을 상상하며 그 시기를 보냈다”고 말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이번 내한 공연에 한국인 단원 이연우 군(13)이 함께 한다는 점이다.
▲1월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빈 소년합창단 창단 525주년 기념 내한 투어’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인 합창단원인 이연우 군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서울에서 다니던 합창 학원 선생님의 추천으로 빈 소년합창단에 지원해 합격했다는 이 군은 “전 세계에서 온 단원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며 음악뿐 아니라 언어, 문화 등 다양한 걸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까닌은 빈 소년합창단의 단원 선발 기준에 대해 “좋은 목소리를 가졌는지보다는 음악을 좋아하고 노래할 때 즐거워하는지를 기준으로 단원을 선발한다”며 “합창단은 축구팀과 비슷해 한 명의 특출난 재능보다는 전체가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열정을 가져야 좋은 노래를 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