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형준 후보 부산시 공유부지 사 헐값 매각…왜?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 1월 주거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박중석 기자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과거 해운대에 있는 부산시 공유부지를 사 소유권이전 등기를 마친 지 불과 4개월도 채 안 돼 되판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한 점은 해당 토지의 담보 대출금에 준하는 시세보다 싼 가격에 땅을 매각했다는 점인데, 박 후보 측은 애초 토지를 매입할 당시의 사용 목적이 사라져 곧장 판매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 유명식당. 이 식당의 부지는 지난 2007년 9월 필지가 합쳐지기 전까지 두 개 필지로 나누어져 있었다.

둘 중 하나인 590.7㎡(178평)는 지난 1992년 부산시가 토지구획정리 이른바 환지처분 과정에서 취득한 공공용지였다.

이 시유지는 9년 뒤인 2001년 6월 민간에 매각된다. 매수자는 다름 아닌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해당 토지의 등기부등본. 박 후보는 2005년 7월 26일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한 뒤 같은 해 11월 7일 매수자에게 넘겼다.부산시 전산상 당시 민간에 판매된 경위와 판매가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시유지 매각 당시 공유재산시스템이 없어서 정확한 경위와 판매 금액 등이 등재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매매 계약 3년 뒤인 2005년 7월 26일 해당 토지에 대한 소유권 이전을 완료했다. 17대 국회의원 시절이다.

같은 날 농협은 해당 물건을 담보로 7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대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등기부등본 상 이 토지에 잡혀 있던 근저당은 같은 해 10월 21일 해제된다. 대출금을 갚은 것으로 보인다.

이어 보름 뒤인 11월 4일 박 후보는 이 토지를 A씨에게 매도한다. 소유권 등기를 한 지 불과 3개월여 만에 땅을 매각한 것이다.

이상한 점은 또 있다.

한 해 뒤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박 후보의 공직자 재산내역을 보면 박 후보는 이 토지를 5억원에 판매한 것으로 신고했다.

통상적으로 금융권에서 대출금액의 120%~130%로 근저당을 설정하는 것으로 미뤄볼 때 추정 대출금은 4억9천만원~5억6천만원이었을 것이다.

토지의 경우 시세 대비 최대 80%가량의 대출금이 나온다. 대출금이 4억9천만원이었다고 가정하면 금융권에서 판단한 시세는 그보다 1억원 정도 많았다는 얘기다.

박형준 후보의 17대 국회의원 시절 재산공개내역. 해당 토지를 5억원에 판매한 것으로 나온다. 결과적으로 금융권에서 산정한 시세보다 싼 가격에 땅을 매각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시유지를 사 시세보다 싼 가격에 매각한 이유에 대해 박 후보 측은 해당 토지에 대한 사용 목적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박 후보 측은 “1999년 재혼 후 배우자의 화랑을 지을 땅을 살펴보던 중 공유부지를 매수하게 됐다”며 “이후 달맞이 쪽에 적당한 장소가 있어 그 곳에 화랑을 짓기로 하면서 해당 토지의 사용 목적이 사라졌다”고 했다.

시세보다 싼 가격에 토지를 매각한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국회의원 신분이었고, 투자를 목적으로 샀던 땅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가격에 판매한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