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장 화재, 왜 피해 컸나?…건설현장 관련 소방법은

사진 출처, 부산경찰청/뉴스1

39분 전

14일 오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장에서 난 불이 8시간 만에 완전히 진압된 가운데, 총 6명이 사망하고 27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피해가 컸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1분쯤 B동 1층 실내 수영장 인근에 적재된 단열재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건물 내부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6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옥상으로 대피한 근로자들은 소방헬기로 구조됐으며, 공사장 주변에 있던 작업자들은 소방대원의 도움을 받아 밖으로 대피했다.

부산소방본부는 화재 발생 20분 만인 오전 11시 10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이어 낮 12시쯤 대응 단계를 2단계로 상향해 진화에 나섰다.

오후 1시 34분쯤 초진이 완료됐으며 이날 오후 6시 53분쯤 불은 완전히 꺼졌다.

해당 호텔은 오는 5월 개관을 앞두고 마지막 인테리어 공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왜 피해 컸나?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소방대원들은 이날 오전 화재 신고를 받고 9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구조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미 불은 화재 발생 이후 불길이 가장 큰 상태인 최성기였고, 짧은 시간에 옆 동까지 옮겨붙었다.

소방 당국과 시공사 측에 따르면 작업자들은 B동과 C동을 연결하는 로비에서 인테리어 도장 작업을 하고 있었고, 현장에는 화재 원인으로 추정되는 단열재를 비롯한 여러 인테리어 자재가 쌓여 있었다.

홍문식 부산 기장소방서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건물이 모두 타 탈출구가 막혀 있었는지 등은 알 수 없으나, 추정이지만 인테리어 자재가 곳곳에 쌓여 있어 걸림돌이 됐을 수 있고, 그 사이 근로자들이 연기를 흡입하면서 방향 감각을 잃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 조명이 없어 길을 찾기 어려웠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조명이 있었는지 파악되지 않은 상태지만, 당시 내부는 어두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보통 단열재는 불이 잘 붙기 때문에 불이 붙지 않는 마감재를 그 위에 붙이는데, 마감 작업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불이 내부에서 빠르게 확산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공사 중인 건물의 소방관련법률은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B동 1층 내부가 불에 검게 타 있다

사진 출처, 부산소방재난본부/뉴스1

현장에서는 아직 공사 중인 시설이었던 관계로 화재 방지 시설이 정상 작동하지 않았을 수 있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보기는 작동한 것으로 보이지만 부산소방본부는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하고 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소방시설이 자동 작동하였는지 수동으로 조작해 작동하였는지 아니면 배관이 녹아 누수가 발생했는지 정확하지 않아 좀 더 세부적인 조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소방시설법) 제15조 및 관련 시행령에 따르면 공사현장에는 임시소방시설 설치가 의무다.

공사현장에서 인화성 물품을 취급하거나 화재위험 작업을 수행하기 전에 설치 및 철거가 쉬운 소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다만 공사의 종류와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임시소방시설에는 소화기, 간이소화장치, 비상경보장치, 간이피난유도선, 가스누설경보기, 비상조명등, 방화포 등 7가지 시설이 포함된다. 간이소화장치는 화재 발생 시 신속한 화재 진압이 가능하도록 물을 방사하는 형태의 소화장치다.

화재의 예방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화재예방법)에 따르면 공사시공자가 화재발생 및 화재피해의 우려가 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정소방대상물을 신축·증축·개축·재축·이전·용도변경 또는 대수선 하는 경우에는 소방안전관리자를 선임하고 소방본부장 또는 소방서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소방안전관리자는 건설현장의 소방계획서 작성, 임시소방시설의 설치 및 관리에 대한 감독, 화기취급의 감독 등의 업무를 맡는다.

건설현장에서 화재는 비교적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최근 5년간 건설현장에서 총 3790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총 56명이 숨지고 279명이 다쳤으며 약 1100억원의 재산피해도 발생했다.

가연성 물질과 용접 등 고온 작업이 결합하면 화재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며, 공사 중 피난로와 소방시설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경우 대형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 1일 국립한글박물관 증축 공사를 하던 중 철근 절단 작업 과정에서 튄 불꽃으로 화재가 발생한 이후, 대형 화재 위험이 높은 건설 공사 현장에 대해 화재 안전 점검에 나서고 강화된 화재 안전대책을 가동하기도 했다.

부산경찰청은 이번 화재와 관련, 전담팀을 구성해 16일 오전 과학수사대와 함께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관련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