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인터뷰 하는 오규석 기장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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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거세게 내리던 지난 29일 퇴임을 이틀 앞둔 오규석 기장군수는 좌광천 종합안내판 점검을 마친 뒤 장화와 장갑을 끼고 인터뷰를 위해 군수실로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88번째 민원수첩이 들려 있었다.
30일 퇴임을 앞둔 오규석 기장군수는 1995년부터 3년간 초대 군수를 역임한 뒤 2010년부터 무소속으로 3번 연임하며 총 15년간 기장군을 이끌어왔다.
오 군수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임기가 몇 달만 더 있었어도 군민과 약속이자 진행 중인 사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며 “2010년 임기 시작 때도 자정부터 업무를 시작했었고, 임기 종료인 30일에도 오후 11시 59분 59초까지 업무를 본 뒤 군청 문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많은 시련과 난관이 있었지만 17만6천 군민과 군청 공직자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서 극복해왔다”며 임기를 마무리하는 소회를 밝혔다.
인터뷰하는 오규석 기장군수. 민원수첩과 장갑이 놓여 있다.
다음은 오 군수와의 일문일답.
— 12년 군정 성과와 아쉬운 점은.
▲ 동남권 산단의 핵심 기반시설인 수출형 신형연구로 사업 유치를 꼽고 싶다. 군민과 함께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정부 부처를 뛰어다니며 절박함을 호소했고 4차 산업혁명 진원지이자 기장의 꿈과 희망인 수출형 신형연구로 사업을 유치해냈다. 착공식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퇴임하게 돼 너무나 아쉽다. 한국야구명예의전당, 기장 영화촬영소 등 임기 내 첫 삽을 뜨지 못한 사업들도 아쉽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 주민들을 만난 사랑방진료실과 야간 군수실 운영을 꼽고 싶다. 초대 군수 시절 점심시간 소외계층 주민에게 직접 건강상담을 해주고 사비로 한약 조제와 침을 놓아주는 사랑방진료실을 운영했지만, 선거법 위반 논란이 불거져 중단했다. 대신 2010년부터는 야간 군수실을 운영해 밤늦게까지 군민들을 만났다. 12년 동안 야간 군수실을 찾은 주민만 2만4천344명, 접수한 민원은 1만364건에 달한다. 내일 당장 끼니 해결이 어렵다는 주민부터 행정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주민까지 그분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됐다고 자부한다.
— 258번의 1인시위 어떤 의미가 있었나.
▲ 2012년 부산시청 앞에서 골프장 조성을 위한 부산시 도시관리계획결정 반대 1인시위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258번의 1인시위를 했다. 임기를 일주일 앞둔 지난 24일에도 부산시청 앞에서 도시철도 정관선·기장선 조기 건설을 위한 1인시위를 했다. 보여주기식 아니냐는 질문이 많은데 보여주려고 한 시위 맞다. 시위는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다. 중앙정부나 부산시와 비교하면 군수는 약자다 군민의 절박함을 언론과 기관에 호소하는 것이 군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2018년 7월 오규석 기장군수가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1인시위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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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상에 ‘사과하세요’ 군수로 유명하다.
▲ 그때로 돌아가더라도 사과를 요구했을 것이다. 군수가 아닌 군민들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공무원 승진 인사 개입 혐의로 확정판결을 받은 것도 아닌데 군정 질의에서 군의원이 군수에게 ‘죄인이다’라고 말한 것은 군수 개인이 아니라 군과 군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했다. 비난 여론도 있었지만 결국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았다.
— 임기 말 직무수행평가 어떻게 평가하나.
▲ 6월 지방선거 직전 부산MBC·KBS부산·리서치앤리서치가 실시한 ‘기장군수 직무수행 평가’ 조사에서 응답자 82.2%가 직무수행을 ‘잘한다’고 평가했다. 군정을 마무리하면서 가장 값진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임기 중 한차례 응급실에 실려 간 날 빼고는 모두 새벽 5시 10분부터 관내 여기저기를 살피며 업무를 시작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꼼꼼히 기록하고 반영한 민원수첩에 주민들이 지지율로 보답해준 것으로 생각한다.
— 향후 계획은.
▲ 한의원을 개원해 365일 쉬지 않고 진료를 하겠다. 군수 때는 선거법 논란으로 사랑방 진료실을 운영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았다. 업무추진비 없는 군수를 했듯이 차기 총선에 도전해 후원금 받지 않는 정치로 여의도를 바꿔보고 싶다. 12년간 무소속으로 공천 싸움과 당리당략에 휘둘리지 않고 군정을 운영했듯이 국회에서 오규석의 정치를 계속하고 싶다.
인터뷰 중 오규석 기장군수 손과 장화를 신고 있는 기장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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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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