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산 시장 선거 앞두고 호남 출향민 표심 노린 듯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5·18 정신 강조
광주를 찾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 야권후보 단일화를 이뤄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여권의 최대 지지 기반인 광주를 찾았다.
내달 서울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과 부산에 많이 사는 호남 출향민의 표심을 노린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앞서 “서울시 인구 구성 비율을 보면 호남 지역 사람들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야권이 선거 참패의 고리를 끊으려면 호남부터 챙겨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지난해 8월 보수정당 대표로서는 첫 ‘무릎 사죄’한 이후 두 번째다.
김 위원장은 추모탑 앞에서 직접 헌화하고 묵념했다. 박기순·윤상원·박관현 열사 묘역도 찾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5·18 정신으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습니다”라고 썼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5·18 단체들과 간담회도 열었다.
광주를 찾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광주의 함성 덕분에 오늘날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견고하게 발전해오지 않았나”라며 “5·18은 역사적으로나 법적으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확정돼 있는 사항”이라고 했다.
아울러 “오늘날의 민주주의가 당시 광주 민주화 운동의 함성에 맞게 제대로 발전하고 있는가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며 “광주의 정신을 다시 살려 훼손되어가는 민주주의가 정상적 상황으로 발전하는 데 당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당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은 정운천 의원은 5·18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고 망월동 묘지를 국립묘지로 승격시킨 김영삼 전 대통령, 그리고 지역 구도를 타파하기 위해 김중권 비서실장을 기용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국민통합을 위해 국민의힘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김 위원장께서 무릎 꿇고 사과한 내용을 바탕으로 그 방향에서 지속해서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방문을 ‘정치 쇼’로 규정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의 거센 항의에 맞닥뜨리기도 했다. 이들은 5·18 민주 묘지 앞에서 “오세훈 밀어주려고 호남 표 얻기 위한 정치쇼”라고 구호를 외치며 김 위원장 일행에게 항의했다.